Wednesday, June 30, 2010

미국 일드커브가 암시하는 향후 미국 경제

미국 2년짜리 국채 금리가 0.6%를 깨고 내려왔다. 리만 사태가 있었던 때보다 더 낮아졌다. 10년 미국채 금리도 드디어 3%를 깨고 내려왔다. 10년 금리의 움직임을 보면, 전형적인 역 헤드 앤 쇼울더에 더블 탑(쌍봉)의 형태를 보이고 있어서, 기술적으로 보자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다분하다. 기술적으로 보면, 10년 금리가 하락할 수 있는 포인트는 2.78%가 2010년 12월의 4% 지점에서 61.8% 조정(피보나치) 지점이고, 2.5%가 76.4% 조정지점 그리고, 2.2%가 쌍바닥 저항 지점이다. 씨티의 Tom Fitzpatrick은 지금의 10년 금리의 움직임이 2002년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번 하락은 꽤 큰 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10년과 2/5년 스프레드는 미국채 트레이더라면 누구나 꿰고 있어야 하는 차트인데, 2/5년 국채 스프레드를 보면, 아주 선명한 특징이 몇 개 나타나고, 이것은 2/10년 국채 스프레드에서도 똑같이 보인다. 우선, 스프레드 역전이 일어난 적이 1990년 이후 세차례였는데,
1) savings and loan crisis가 있었던 1989년 6월
2) IT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한 2000년 12월
3) 주택시장이 붕괴되기 직전인 2006년 11월
"지금은 다르다"는 논란이 있긴 해지만, 결국 모두 연준의 엄청난 금리인하와 연결되었다.

그리고, 2/5년 일드커브는 세 차례 161bp까지 스티프닝되었다.
1) 1992년 7월. 여전히 금리인하를 하고 있었던 시기. 하지만, 그 시기의 막바지. 요 시기에 10년 금리는 6.90% 정도였고, 93년 10월까지 13개월 동안 5.20%까지 170bp 하락하고 스프레드는 축소(2/10년 기준으로는 235bp에서 141bp까지 축소) bull flattening이 일어났던 시기. 하지만, 93년 10월부터 94년 10월까지 1년 동안 금리는 8%까지 약, 280bp나 상승. 즉, 요 시기에는 또 bear flattening이 발생.(2/10년 기준으로는 50bp까지 약 100bp가 축소. 주의할 것은 커브가 터닝하는 시기에 약 한달 정도는 시장의 움직임과 커브의 형태 사이에 래깅이 있다는 것) 즉, 이 시기의 플래티닝은 강세장과 약세장에 걸쳐 있었다.
2) 2003년 8월. 주식시장은 여전히 맛이 가고, 연준은 여전히 인하하던 시기. 92년과는 달리 이때의 161bp 이후의 플래티닝은 강세장이 아니라 약세장에서 왔음. 즉, 2년 금리가 금리인상으로 인해서 급등하면서 발생. 연준이 꾸준하게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10년의 금리 움리움직임은 들쭉날쭉했지만, 2년은 비교적 꾸준하게 03년 6월 1.10%대에서 바닥을 보인 후, 06년 6월 말까지 5.20%대까지 꾸준히 상승. 즉, 3년 동안 4.1% 정도가 상승.
3) 2009년 6월. 이때의 스티프닝은 금리의 공격적인 인하로 가능. 그 이후 지금까지의 플래트닝은 채권 랠리로 가능했음. 92년의 플래트닝은 약 8년 동안 유지됏고, 2003년의 플래트닝은 약 3년간 지속. 지금의 플래트닝도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데, 문제는 이것이 강세장에서 올것인가, 약세장에서 올 것인가????

1, 2분기 미국 성장률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1분기 성장률은 2.7%로 나왔고, 2분기 성장율은 4%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하반기 3, 4분기 성자율은? 나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율을 믿고 있지만, 지금 미국의 금리수준(2년 0.6%, 10년 3% vs. 일본의 경우 2년 0.1%, 10년1.1%) 으로 본다면, 미국채권 투자자들은 미국경제가 거의 디플레이션에 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나의 경제에 대한 직관과 일드커브에 대한 나의 논리가 부딪힌다면 누구의 손을 들어야 할까? 물론, 일드커브 쪽이다. 일드커브의 미래 예측력은 그 어떤 이코노미스트보다 탁월하다. 하지만, 미국의 현재 일드커브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완전히 시사하고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지금 미국의 일드커브가 시사하는 것은, 강세로 가든 약세로 가든 커브는 플래트닝 추세를 보일 것이란 것이다. 만약, 강세 플래트닝(bull flattening)이 온다면 그것은 더블 딥, 디플레이션, 재정위기의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만약, 약세 플래트닝(bear flattening)이 온다면 그것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오면서일 것이다.

물론, 2003년은 연준이 금리를 꾸준하게 올리면서 아주 심플한 패턴의 약세-플래트닝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금리를 올리면 연준은 아주 빠르고 급격히 올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상당히 신중할 것이니까. 일드커브만 보자면,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고 경제가 침체된 것은 그린스펀이 금리를 너무 낮게 유지한 것 보다는 너무 많이 올릴 것이 더 결정적이었다. 적어도 그린스펀 집권 마지막 시기의 미국 채권시장은 4%이상으로 정책금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는 시그널을 계속 주었고, 그린스펀은 무시했다.

그렇다면, 이번은 92년의 재현일까? 가능성으로만 보자면, 이 편이 훨씬 높다. 그 당시 연준은 낮은 정책금리(3%)에 불편해 하다가 (6%까지로) 너무 올렸고, 곧 다시 (75bp를) 내려야 했다. 하지만 만약, 미국의 금리인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는데 실패하고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진다면? 장단기 스프레드는 극단적으로 붙게 될 것이다. 일본의 사례가 그렇다.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팽배했던 시기를 빼면, 일본의 일드커브는 지속적인 플래트닝을 보였다.

Tuesday, June 29, 2010

축구의 이해

신문의 축구 기사를 꼼꼼히 몇 십년 읽어왔지만, 여전히 축구에는 문외한이다. 이런 글-" [2010월드컵] 우루과이전 리뷰 : 입맛이 쓰다"과 저런 글이 훨씬 축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박지성에 대한 다음 언급.

"개인적으로 이경기 MOM을 뽑는다면 박지성이다. 정말 굉장한 선수다. 우리 선수라서 그런 게 아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나라 선수기 때문에 정말굉장한다는 것을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모든 것을 잘하는 만능 선수. 그게 박지성이다. 볼을 받아달라면 받아주고 많은 활동량으로 공간을 만들어 움직여달라면 움직여주고 피딩을 해달라면 피딩도 해준다. 그것 뿐인가. 역습상황에는 앞선에서 핏불 같은 추격으로 볼까지 끊어준다. 박지성은 팀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경기를 뛸 줄 아는 선수다. 팀에 필요한 능력이 있는데 다른 선수가 나보다 좀 더 낫다면 그런 능력이 발휘될 장면에서 양보 하는 것, 말이 쉽지 인기와 상업성에 저당 잡혀있는 프로스포츠에서 어떻게 그렇게 하냐. 박지성이 영국으로 가서 슛팅을 못한다는 소리를 무수히 들었는데 대표팀 경기에서는 왜 뻥뻥 슛을 쏘고 골까지 꽤 기록하느냐. 수준차다. 뭐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 보다 본질적으로는 PSV와 맨유, 그리고 대표팀 안에서 자기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수행했기 때문일 것이다. 팀을 이적하고 대표팀을 왔다갔다 하면서도 이렇게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꾸준하고 성실하게 수행해내는 멘탈리티. 이건 절대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감독들이 박지성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것이다. 혼다? 개나 줘버려라. 그런 선수 100트럭과도 바꿀 수 없는 선수가 박지성이다. 오늘의 경기는 박지성이 왜 박지성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 초반 부터 볼을 받아주는 역할을 했다. 볼을 받고 내주고 돌아 들어가는 과정에서 위험한 장면들이 만들어지자 우루과이 벤치에서는 바로 맨마킹을 붙였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많은 공간창출을 이뤘고 상대의 볼을 차단함으로써 머리를 아프게 했다.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골대 앞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으며 후반 기성룡이 교체되자 피딩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동국에게 넣은 킬패스는 싸비 싸다구를 후려쳐버릴 정도로 멋진 패스였다."
- 체육불패, [2010월드컵] 우루과이전 리뷰 썼다-

추가- "유제순, 한국은 정말 매력적인 축구를 했다"

Friday, June 25, 2010

고현정

“그건 그 아이들 몫이야. 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건강하게 태어났고 부족함 없이 잘 자라고 있잖아. 단 한 가지. 엄마가 가까이서 키워주지 못한다는 결핍이 있는 거지. 그런데 그건 그 아이들 운명이잖아. 훨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난 그 아이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엄살을 안 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 역시 나중에 아이들을 만나더라도 ‘아이고 내 새끼야’ 이러면서 울고불고 하지는 않을 거야. 어떻게 지냈는지, 관심사와 고민거리는 뭔지 쿨하게 물어보겠다는 마음이 들어. 애들보다 난 부모님에게 더 죄송한 마음이 들어. 결혼해서 애낳고 해로하는 것을 정상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 앞에서 난 이상한 짓을 한 거잖아.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부모님은 그것에 대해 죄의식 같은 것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
- 고현정, [김제동의 똑똑똑](10) 배우 고현정-

고현정을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지금도 그다지 좋아하진 았지만, 머리가 좋은 여자인 것 같긴 하다. 인터뷰에서 눈에 거슬리는 건, 지나치게 착해 보이는 김제동.

Thursday, June 24, 2010

박지성, 나를 버리다

대형 서점 서가에 꽂힌 박지성의 '나를 버리다'라는 책을 보면서, 도대체 누가 저런 책을 돈주고 사나 했더니 결국 내가 샀다. 서서 1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누군가 대충 구술을 정리했을 것이란 생각이 날씬하게 빗나가면서 미안해서라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글을 읽다보니, 평소에도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사람이었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인간적으로 깊이가 있는 사람이었다. 박지성이 인터를 하는 걸 들으면, ~ 때문에 ~합니다, 는 식의 인과론적인 분석을 대화에 섞는데, 그런 면도 평소에 생각이 많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트레이딩을 하다보면, 별 깊은 분석이나 생각없이도 본능적으로 트레이딩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 축구로 치자면, 적은 훈련으로도 본능적으로 골을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랄까. 하지만, 박지성처럼 어렸을 때부터 깊게 생각하고 좌절하고 반성하면서 조금씩 발전하는 사람이 성취에 대한 만족감은 크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축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경험과 교훈을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박지성은 축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축구에 비친 모습이 멋있는 사람이란 말은 그래서 일리가 있다.

축구생각

난 축구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야구나 축구와 같은 단체전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뛰는 건 좋아하지만, 상대와 몸을 부대끼는 운동에는 어렸을 때부터 능한 편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야구 그리고 가장 즐겨하고 잘하는 운동은 수영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지난 화요일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있기 전, 축구광인 축구와 저녁을 먹었다. 20년이 된 친구 사이이면서도, 회계사인 그가 축구광인 건 그날 처음 알았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시작된 질의/응답은 2차 자리에서도 계속 됐다. 재미 있었다. 축구전술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러시아 리그에서 뛰고 있는 월드컵 출전 선수들에 대한 정보와 결합되니 굉장히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되었다. 왜 박지성이 괜찮은 선수인가, 왜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벌이는 빅매치에서 더 확실한 주전으로 뛰게 되는가, 왜 박지성은 루니와의 궁합이 잘 맞았나, 와 같은 설명도 재밌었고, 이영표가 왜 사우디에 가게되었는지, 그의 약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도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축구에 흥미를 갖게 된 이유는 축구가 갖는 전쟁과 유사한 느낌, 금융시장과 비슷한 느낌 때문이었다.

딴지 일보에 실린 축구 기사들을 쭉 읽다보니, 이런 축구광들이 상당히 있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
"우측면에서 직선공간을 관통하고 들어오는, 실로 훌륭한 패스를 받은 메이렐레스에게 한 골을 내줬을 때 북한은 이기려고 했다. 시망의 추가골이 터졌을 때도 북한은 이기려고 했다. 알메이다의 세 번째 골이 터졌을 때는 최소한 비기기 위해 뛰었다. 나중에는 한 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비록 참담히 실패했지만 그러기 위해 90분을 뛰었다. 북한은 자신의 시합을 뛰었다. 끝까지 경기 안에 있었다. "

Monday, June 21, 2010

히딩크, 하루키, 그리고 이순신

일부 언론의 가짜 히딩크 소동이 인터넷을 달구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유령 히딩크’소동) 아래 기사가 문제가 된 모양인데, 정작 이 유령기사를 돌린 곳은 중앙일보다.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은 축구가 아닌 야구를 했다. 일방적인 수비를 고집해 아르헨티나의 공격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아르헨티나는 강하게 맞설때 작아지는 팀인데 한국이 최대 장점인 미드필드의 강한 압박을 전혀 사용하지 못했다. 코칭 스태프가 남미 예선전에서 아르헨티나가 패한 여섯 경기의 비디오를 봤는지 의심스럽다. 나이지리아전에서 비기기 위한 경기나 한 골을 넣고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한다면 한국은 예선 탈락할 것이다. 미드필드의 강한 압박, 빠른 패스의 정확도, 공간지배 능력을 살린 ‘한국축구’를 하기 바란다. 한국팀은 벼랑 끝에 섰다는 심정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16강 진출이 문제가 아니라 지더라도 한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낼 정도의 움추려드는 축구를 해서는 안된다. 결과에 대한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자신은 한국팀을 잘 알고 애정이 있기 때문에 비판할 수 있다"
- 히딩크, 풋볼 인터네셔날 인터뷰-

히딩크는 이순신의 '난중일기'라도 읽은 걸까. 2-0으로 승리한 그리스전에 대해서 혹평을 하더니, 아르헨티나 전에 관해서도 엄중한 이야기를 한다. 문득 생각나는 또 다른 표현.

"사람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깊이를 이해하고 있다면 설사 졌다해도 상처입지 않아요"
- 무라카미 하루키, 침묵-

유령 히딩크인지는 몰라도, "16강 진출이 문제가 아니라 지더라도 한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낼 정도의 움추려드는 축구를 해서는 안된다. "라는 표현은 아주 그럴 듯 했다.

아직도 천안함 그리고 민주당

국방부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 당한 박선원 전청와대 비서관이 한겨레 21에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나를 빨리 기소하라"를 썼다.

제대로 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한나라당이나 조선일보가 원하는 "국익"에 관심 없다. 그들이 말하는 국익이란 "너희들의 이익"일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상식적인 사고가 가능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 관계의 제대로 된 확인이다. 1번이라는 써놓고, 그 표현이 북한 고유의 표현이며, 바로 그 시점에 터진 어뢰, 라는 앞뒤 안 맞는 주장을 믿으라는 강변에 "그럼 이건 북한산 아이폰"이라는 네티즌의 대응을 보면서 사람들의 인식능력의 향상을 인지하지 못했던 게 바로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이유다.

서울에서 네 번째로 집값과 소득 수준이 높은 용산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되었다. 선거 전,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서 집에 보인 형제들의 생각은 똑같았다.

"해도 너무 한다"

한나라당의 구청장 후보의 경력은 심각했다. 고졸의 최종학력을 말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전직 시의원인 그 후보는 도대체 뭘 먹고 살았었는지 경력이 모호했고, 현직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전직 운전기사란 소문이 파다했다. 그 루머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한나당은 적어도 누굴 후보로 내든 당선될 것이란 믿었다, 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용산구민들은 적어도 그런 대접을 받지 않을 자격은 있다고 생각했다. 민주당이 후보도 만만치 않게 부실해 보였지만, 한나라당이 좀 더 한심했다. 좀 덜 한심한 자가 이기는 사회란, 의심의 여지없이, 바람직하지 않다.

Saturday, June 19, 2010

괜찮은 부모가 되는 쉬운 방법

교육에서 절대 바뀌지 않는 고귀한 원칙같은 것은 없다. 모든 일에서 원칙을 세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지만, 세워진 원칙에도 예외가 있다는 것을 적용하는 일도 어렵다. 예를 들어, '부모는 아이를 믿어야 한다'라는 주장이 있지만,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나는 그다지 믿을만한 아이가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대범하고 외향적인 성격보다 지배적인 시절에도 나는 남모르게 자질구래한 사고를 쳤었다. 그리고, 그 사고의 대부분은 작은 거짓말들로 막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마츠나마 노부후미의 명저인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이란 책을 보면 이런 사례가 나온다. 부모가 사준 적이 없는 과자를 아이가 먹고 있다. 어디서 났느냐고 물어보니, "친구 엄마가 사줬다"며 어딘가 석연치 않은 대답을 한다. 아이의 말은 사실일 수 있지만 몰래 사 먹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훔쳤을지도 모른다. 이때, 내 아들을 내가 믿지 않으면 누가 믿겠냐, 는 생각에 "그랬구나"하고 넘어가는 것은 아이를 정직하게 키우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마츠나마는 말한다. 그렇다면, "나는 니 눈빛만 봐도 진실을 아니까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하고 추궁하면 될까? 당연히 그런 것은 더 나쁘다. 아이는 삐뚤어지기 쉽다. "어디 한번 다음에도 한번 맞춰 보시지"하는 반감만 키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아마도, 교육전문가들은 방법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순간마다 일일이 교육전문가와 상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제대로 된 방법을 항상 확보하고 있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에서 흔히 일어난다. 아이들과의 관계뿐 아니라, 회사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부부사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부하직원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 직장 상사로서 어떻게 처신하는지를 보면, 아이들의 거짓말에 부모로서 어떻게 처신할지 알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부하직원의 거짓말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이들의 거짓말에만 잘 대응하기란 분명히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많은 육아 교육 서적을 읽어도 그런 생활과 육아를 딱 짤라서 별개로 대응하는 것은 100% 불가능하다. 생활은 계속되는 사건의 연속이고 각 사건의 매뉴얼을 확보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츠후미는 이럴 때는 사실 확인부터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어, 그랬니? 그러면 친구 엄마한테 고맙다고 전화를 해야겠구나"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숙제가 분명히 있을텐데 숙제가 없다고 하면, "날마다 숙제를 내주시던 선생님이 왠일로 오늘은 왜 안 내셨을까? 왜 그런지 아니? 모르면 친구 OO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슬쩍 말을 꺼내보는 것이 좋다. 이런 태도는 진위가 분명하지 않는 상태가 발생하면, 부모는 "반드시 진위를 확인해야 믿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자신의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 의식하고 책임지는 행동을 하게 된다. 직장상사가 진위 여부가 의심스러운 일에 대해서 무심코 넘어가면 부하직원은 상사를 점점 무시하게 된다. (바보 아니야?) 정도가 지나치면, 부정을 저지르는 일에도 거리낌이 없어진다.

결국, 괜찮은 부모로서의 행동 방침이라는 것은 괜찮은 상사로서의 행동 방침과 원칙면에서 다르지 않다. 어떻게 꾸중하고, 어떻게 칭찬하고, 어떻게 보상하고, 어떻게 목표를 설정하고 등등, 좋은 상사라면 거의 99% 좋은 부모의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상사로서 분에 넘치는 좋은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면 감사할 일이지만, 재수없이 나쁜 직원을 거느리게 되었다면 불평을 하기보다는 좋은 리더쉽을 발휘하는 것이 본인의 신상을 위해서 이롭다. 분명히 자식도 부모보다 더 좋은 장점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전자는 감사할 일이고, 후자는 부모로서 리더쉽을 발휘해야 하니까 일종의 도전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괜찮은 부모가 되는 쉬운 방법은 괜찮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막말을 하는데 자기 자식에게만은 순간적으로 언어모드를 전환해 아름다운 언어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른 일에는 현명한 사람이 자식에게만 유달리 횡포를 부리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교육, 육아 서적을 읽다보면, 좋은 인간, 좋은 상사, 좋은 직원, 좋은 자식이 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마도, 고부간의 갈등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시어머니는 분명히 회사를 다녔더라면 좋은 상사였을 것이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횡포를 부릴 수 있고, 그래도 된다고 믿는 자들도 많다. 그리고 현실세계에는 그래도 성공하는 상사가 드물기는 해도 꽤 있담ㅊ. 성격은 개판이지만 업무능력만은 탁월한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식으로 계속 가다보면 회사는 개판이 된다. 그리고 그런 상사를 만나는 직원은 참 괴롭다. 그런데, 드물지만 그런 상사를 잘 요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아줌마들은 횡포형 시어머니를 만나도 잘 요리해 나갈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들은 좋은 직원 노릇은 잘 못해도, 좋은 상사 노릇은 일단 상사가 되고 나면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엄청난 착각이다. 결국, 좋은 인간이 연애든, 육아든, 결혼이든 다 잘 한다.

마츠나가 노부후미의 책의 제목에 아마도 어느 정도의 정답이 있다. 큰 소리를 지르며 아들을 키우고 있다면, 이미 위대하게 키우는 건 물 건너가고 있다는 것이다.

Friday, June 18, 2010

내 안의 자신

사람들에게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에요"라고 하면, 다들 웃는다. 하지만, 김연수의 글("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하는 자기관리법은 계속 내성적인 사람으로 사는 일 ")에 따르면,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고등학교 시절, 남산도서관에서 무수히 많은 잡스러운 책들을 혼자 읽었고, 지금도 혼자서, 꽤 영화관과 공연장을 간다.

"공연장 역시 내게는 혼자 있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공간이다. 도서관과 달리 공연장에는 혼자 가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대개 존경하거나 사랑하거나 친밀한 사람들과 함께 간다. 그렇지만 종이 울리고 일단 공연이 시작되면 객석의 관객들은 모두 혼자가 된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연을 볼 수 없다는 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겠지만, 내게는 축복에 가깝다. 존경하거나 사랑하거나 친밀한 사람들끼리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도, 서로 각자의 생각에 잠긴 채로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큼 아름다운 광경은 없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이나 공연장을 나와서도 우리가 그렇게 존재할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할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꿈꾸는 삶이다."

Thursday, June 17, 2010

상처의 원리

20년 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와 몇 달만에 통화했다. 정신과로 박사학위를 받은 친구와 그의 남편은 10년 간의 불교신자의 시절을 끝내고, 이제는 교회에 나가고 있었다. 단기선교 활동까지 열심히 하는 의사부부가 됐다. 교회를 나가는 이유로 '내적상처를 극복하는 것'을 말하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상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또 한번 생각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의미의 영어단어를 처(妻)에게서도 들었다.

인간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처를 안고 산다. 그리고 그 상처는 모조리 100% 인간이 인간에게 서로 주고 받은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강자가 되지 않으면 절대로 극복되지 않는다. 예컨대, 어려서 엄마에게서 버림받아 고아로 자란 딸은 그녀가 엄마보다 더 잘 되어 재회하지 않는 한, 그 상처를 극복하기가 어렵다. 상처를 극복하는 가장 단순한 감정은 용서고, 용서를 가능케 하는 가장 극적인 에너지는 힘의 우위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여자가 그 남자에게서 받은 상처를 완전히 극복하는 방법은 더 좋은 사람과 사랑하는 것 뿐이다.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거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문제는 이해는 애정 없이는 이루어지기 않고, 해석은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는 유일한 방법은 더 나은 여자가 되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치열한 자기 노력없이 자신이 받은 상처를 극복하는 것은 참 어렵다. 더 나은 여자가 되지 않으면 더 나은 남자는 만날 수 없다. 이것이 만남의 법칙이다. 물론, 교회나 배우자 혹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상처를 위로해줄 수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는 '치유' 자체는 불가능하다. 진통제는 진통제일 뿐, 치료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분홍빛 새살을 바라보면서 지난 상처를 흐믓하게 바라 보려면 결국 상처 자체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버림받은 남자친구에게 받은 상처를 회복하는 것은 어쩌면 쉬운 방법이다. 어쨌든 복수의 대상은 어디에선가 존재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자신을 버린 엄마에게서 받은 상처를 극복하는 일은 훨씬 어렵다. 일단 엄마를 찾아야 하니까, 엄마를 찾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의문을 풀지 못하고, 용서를 베풀 대상도 없는 셈이다.

물론, 강자가 되는 일은 참 어렵고 힘든 일이어서 사람들은 그 경지에 가기 전까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런 위로와 격려에 능한 사람을 주위에 두는 일은 참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그런 사람들조차 그들의 내면은 자신만의 상처와 싸우느라 지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이해와 격려는 굉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해를 해주는 입장에서는 쉬이 지쳐 떨어지면서도 내색을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바람직한 관계가 되지 않는다. 결국 상호이해가 불가능해지고, 한쪽의 일방은 이해를 강요하고, 다른 한쪽은 다른 대상에게 이해를 구해야 하는 관계가 되어 버린다. (정신과 의사가 필요한 이유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부부간의 관계에서도 상호이해가 아니라, 일방적인 이해가 이루어지면, 결국 다른 한쪽은 이해를 밖에서 찾게 된다. 바꿔 말하면, 상처가 많은 여자를 이해해주지 않는 차가운 남편을 가진 여자는 바람을 피우고 싶은 욕구를 갖고 살게 된다. (그런 갈증상태의 여자들만을 공략하는 남자를 칭하는 표현들이 동서양에 다 존재하는 건 재밌다) 혼자서 일방적인 이해를 제공해 주고 이해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정신적 불륜의 욕구가 높아진다. 문제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이해를 구하고 싶은데 이해를 줄 사람이 없는 경우와 자신이 일방적으로 이해를 퍼주고 있다고 믿는 사람 모두 부부관계 밖에서 이해를 구하고 싶어하지만, 많은 경우 그렇게 얻어진 것처럼 보이는 이해는 가짜다.

자신을 힘으로 누른 상대를 힘을 키워서 극복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참 짜릿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처의 근본적인 치유란 어렵지만, 도전해 볼만한 것인지도 모른다.

Tuesday, June 15, 2010

고통스러운 짐- 부채

핌코의 빌 그로스가 'Three Will Get You Two (or) Two Will Get You Three'란 제목의 글을 썼다. 세익스피어의 다음 대사.

You load sixteen tons, what do you get?
Another day older and deeper in debt.
Saint Peter, don’t you call me ‘cause I can’t go;
I owe my soul to the company store.
– Tennessee Ernie Ford

16톤의 짐을 실은 광부가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위안이란 없다. 삶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연옥일 뿐이다. GDP의 80~90% 가까이 되는 부채 수준에 있는 국가의 성장률이 악화되고, 16톤의 짐은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 진다. 그리스는 이미 이 수준을 넘어섰고, 그래서 대출자들은 더 이상 민간시장을 도와주기 꺼린다. 미국의 부채 수퍼 사이클 동향을 보면, 미국의 16톤의 짐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비율에 가까이 가고 있다. 실질금리가 하락하지 않고 상승하는 국면이 되면 미국도 "성장동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재정적자를 늘려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비록 많은 의구심을 던져주고 있지만, 미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와 같은 나라는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재정지출을 줄여서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하려고 하면, 경기가 망가지면서 세수가 줄어들고 원래 의도와 달리 재정은 악화된다. 공무원 해고, 임금 삭감, 연금 혜택 축소와 소비 및 정부지원이 없는 민간부문의 능력이 둔화로 이어진다. GDP대비 재정적자는 급등하는 리스크 프리미엄과 분모인 GDP의 급락으로 더 높아진다. 재정 적자를 축소시키면서 부채 위기를 탈출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재정에 대한 진지하고 사려깊은 접근이 재정을 악화시키는 형국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다. 고통을 참는 수 밖에.

빌 그로스는 투자자들이 많은 부채를 너무 작은 성장을 바탕으로 디레버리징 하는 고통스러운 여행이 계속될 것이란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파티가 끝나면 숙취가 남는다. 국가든 개인이든 마찬가지다.

Thursday, June 10, 2010

타블로 사건

나는 힙합을 잘 모르지만, 얼마전 누군가 건내 준 에픽 하이의 새앨범은 꽤 맘에 들어서 운동하러 왔다갔다 하는 동안 그것만 들었다. 특히, 타블로의 랩은 그게 한국어든 영어든 상당히 포에틱했다. 인터넷 게시판에 타블로의 학력 진위가 논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대충 읽어보니, 타블로가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서 좀 과장을 했을지는 몰라도, 스탠포드를 졸업한 건 확실해 보였다. 그런 경우, 내가 타블로라면,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졸업장이나 성적증명서를 공개하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타블로는 그렇게까지 영악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Wednesday, June 09, 2010

셋 중 하나

천안함의 진실은 어떤 식으로도 밝혀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12일 그리스 전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졌으면 했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월드컵은 큰 변수가 아닐 듯. 딴지일보가 인용([외신] 러시아는 우리를 밥통으로 보고 있다)한 러시아의 잠수정 전문가인 예비역 대령 미하일 보른스키와가 했다는 말은 정확히 내 생각과 같다.

"상황은 셋 중 하나라고 본다. 첫째 한국 해군의 능력 부족, 둘째 습격이 아예 없었다, 셋째 누군가 일부러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세

은행세 문제에 대해서 가장 포괄적인 기사인 듯

한겨레, 정부, 은행세 20조원 부과 검토

명분 없는 죽음에 대한 반감

조선일보의 양상훈이 "'軍부모'가 부대 앞에 드러눕는 날"이란 칼럼을 썼다. "사병들은 무섭고 투자자들은 주가 겁나 '천안함' 흐지부지 원해서, 미군만 빠지면 비겁함과 이기주의 우리 사회 뒤덮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누구나 죽을 게 두렵고, 누구나 자신의 돈은 아깝다. 그게 아닌 척한다면, 자신은 죽을 가능성이 없거나, 자신은 가진 게 없는 사람들 뿐이다. 조선일보가 노무현의 종부세에 대해서 발광적으로 반응한 이유도 결국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대변한 것 뿐이다. 경제학적으로 종부세에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부세는 보유세의 현실화라는 부분에서 장점이 훨씬 많은 제도였다.

월남전까지 미국은 징병제였다. 2차 대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반전운동이 미전역을 휩쓴 이유는 내 자식, 나 자신이 언제라도 이 명분없는 전쟁에 끌려가서 개죽음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명분없는 전쟁이기는 마찬가지인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전운동이 약했던 이유는 부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거짓말 때문이기도 했지만, 미국이 더 이상 징병제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의 도덕적 결함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이 생명과는 무관하자 그닥 적극적이지 않았다. 결국 8년간의 삽질이 거듭되고, 금융위기의 폭풍이 강타하고나서야 겨우 대통령이 바뀌었다.

천안함 사건으로 고조된 긴장은 양상훈의 눈에는 어떨지 몰라도, 보통의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인위적이고, 의도되었으며, 조작의 가능성도 다분한 것이었다. 양상훈과 조선일보 그리고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억울한 척 하고 싶겠지만, 보통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 의도된 도발에 희생되어 죽는 것은 개죽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46명의 장병이 죽었는데, 그 중에 현정부 인사의 아들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아니, 강남에 사는 영향력있는 사회인사의 아들이 단 하나라도 있었다면, 사람들의 반응이 아주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반감과 개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역사책을 조그만 읽어도, 그게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책임이 아니란 건 잘 알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천안함 사건의 핵심은 미국과의 동맹이 분명한 상황에서, 세계 10위의 무역국이자, G20 의장국이란 나라에서 전쟁의 가능성 운운한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 넌센스가 선거 때문이란 걸 잘 알았다.

Tuesday, June 08, 2010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의 진정한 능력은 사람들의 잠재적인 요구를 파악하고 아직 미숙한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알아본 뒤, 그 아이디어에서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이코노믹인사이트, <악마적 천재, 스티브 잡스>-

“그는 거칠거나 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잡스는 비전을 가진 사람이에요. 다른 CEO들은 돈과 권력을 원하지만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에게는 뛰어난 기술을 탄생시키는 능력이 있어요. 일보 전진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잡스가 원하는 건 자기가 하는 일이 이 세상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거예요.”
- 파멜라 커윈-

"황제는 병이 들었고 모든 원로는 자신의 사병을 무장시키고 권력을 탐냈다”고 속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말했다. 복수전이 펼쳐졌다. 잡스가 자신의 재등극 당시 데리고 온 사람들은 잡스가 없어진 순간 사냥감이 되었고 모든 중요한 안건에서 소외됐다. “제품이 발표됐다가 다시 취소되고, 다른 곳에서는 성급하게 개발됐다가 다시 버려졌습니다. 모든 것이 사내 정치였죠.”
잡스가 없는 애플은 불안에 떠는 젊은이들의 모임일 뿐이었다.
-슈피겔, 클라우스 브링크보이머-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 시간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기 위해 허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의 결과일 뿐인 도그마에 스스로를 가두지 마십시오. 타인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소음에 휩쓸려 여러분 내면의 소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심장과 자신의 직관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심장과 직관은 여러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 스티브 잡스-

김대우, 방자전

거의 내가 아는 모든 백인들은 김대우의 '음란서생'을 나만큼이나 좋아했던 것 같다. 그의 '방자전'은 '음란서생'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안전한 영화다.

곽지균 감독이 자살했다는 소식 을 듣고, 허진호가 걱정되었던 이유는 곽지균과 허진호 모두 머리로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박찬욱은 경험과는 상관없이 설정과 상상력만으로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부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경험없이 상상력만으로 사랑과 섹스와 인간을 논하는 것이 힘에 부쳐 보이면, 이야기꾼으로서의 그만 끝이다.

허진호의 '호우시절'은 참 좋은 그림을 보여줬지만, 한국 남자 주인공에 대해서 중국인 여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적인 개연성은 안타깝게도 형편없었다. 지진으로 잃은 남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 그것도 잘 생긴 정우성 같은 남자와의 섹스 직전에 21세기의 중국 여성이 망설인다, 는 것은 참 맥이 빠지는 설정이다.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들 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감독 자신의 세상살이에 대한 경험 부족일 것이다. 곽지균이나 허진호같은 류의 인간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이 김대우와 임상수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너무 디테일하게 풀어 놓는데, 때로는 너무 멀리 가는 바람에 사람들이 그들이 놓아 그것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류의 감독들은 영화가 한 두번 망해도 잘 버텨낼 것같아서 별로 걱정도 되지 않는다.

Friday, June 04, 2010

마음의 자세

"색(color)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는 삶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 킨 에트로 -

역학(易學)하는 사람들이 남녀 불문하고 이마를 까는 헤어 스타일을 해야 팔자가 개선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올빽으로 다니는 남자치고 수줍은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미친 사나이

GQ: 선수 생활 내내 당신을 지탱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부상으로부터의 재활, 주장이라는 무게, 동료와의 내분...., 그래도 꿋꿋이 당신은 공을 찼고 결국 최고라는 찬사를 들었다.
마테우스: 간단하다. 나는 축구에 미쳐 있다.
바튼 빅스가 쓴 '헷지 호깅'에 보면 성과가 나쁜 트레이더가 겪는 악순환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이전투구하는 금융시장에서 돈을 벌기란 참 어렵다. 지식, 경험, 배짱, 그리고 운을 적절히 배합하는 감각이 없으면, 이 시장에서 제대로 포지션이란 요리를 만들어 내서 돈을 벌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유연함과 순발력이 같이 요구되고, 때론 지구력도 함께 요구된다. 이 모순과 불가능으로 첨철된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헷지 호깅'의 그 트레이더도 결국 손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밤낮으로 더 열심히 연구하고 일하다가 결국은 두 손 두 발을 들고 항복한다.
훌륭한 트레이더가 훌륭한 리서처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지표 하나 차트 하나도 모르면서도 훌륭한 트레이더일 수 있다. 그러러면,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어렵다. 제대로 미친다는 것도. 하긴 축구에 미친다는 것도 인대가 끊어지도록 24시간 공만 찬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Thursday, June 03, 2010

선거 후 감상

1.
선거가 끝난 후,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다보니 썩소가 저절로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당의 패인은 조중동이 오도한 민심을 그대로 믿은 것이다. 일련의 정치적 흐름을 조선일보는 자신들이 되돌릴 수 있다고 착각했고, 그 착각을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조선일보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 밉살스러운 넘들이다.

2.
천안함을 북한이 어뢰로 격침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정부가 허접한 증거를 결정적 증거라며 들이밀고, 북한에 대한 총체적 제재를 비장한 표정으로 전쟁기념관에서 발표하고, 한 띨한 기자가 3일만 참아주면 북한을 뭉게버릴 수 있다([김진의 시시각각] “국민이 3일만 참아주면 …" )고 주장할 때, 보통의 선량한 사람들은 천안함 이슈에 짜증과 공포를 같이 느꼈다.

조폭이랑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 보통의 시민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집에 돌아오는 것이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무림의 숨겨진 고수가 아닌 한, 조폭을 1:18로 제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제압을 한들, 우리의 일상은 더 위험지고 만다. 조폭과의 관계에서 "게임이론" 운운해 보았자 다 필요 없는 노릇이다. 조폭과 우리는 싸움과 시비에 대한 페이오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고 이기는 게 일상이고, 우리는 싸움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일상을 잃는다. 그래서, 우리는 조폭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봉쇄해주기를, 적절히 관리해주기를 바란다. 그게 국민이 정부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거시적 원칙이다. 그 거시적 원칙을 깨고, 시민이 감당할 수 없는 인내를 강요하는 것은 정부의 폭력이다.

그런데, 조폭을 제압해줄테니 3일을 참아달라고? 그 와중에 손가락 짤리고, 다리 짤리고, 갈비뼈 부러지고, 자식들 납치되고, 집안은 불타는 동안? 그러면, 조폭을 제압해주겠다고?

이번 선거결과는 이런 터무니 없는 정부의 땡깡에 대한 대중의 화답이었고, 이미 그 전조는 이명박의 전쟁기념관 발표직후 주식시장에서 있었다. 그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겠지만.

3.
유시민은 합리적인 사람이다. 그가 말한 것들을 옮겨 적으면, 터무니없는 논리의 비약은, 그가 저술한 책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없다. 그의 책을 꼼꼼히 보면, 그는 사실 좌파라고 하기에도 무안할만큼 시장을 중시하고 그가 제안하는 정책들은 경제학적 원리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린다. 고소득, 고학력의강남 주민들이 그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가 깐죽거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깐죽거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의 목소리와 외모 때문이다. 그가 오세훈의 외모를 갖고 지금의 가르치고 후려치는 언어를 구사했다면, 어떤 계층의 청중을 발끈하게 만드는 그런 느낌은 훨씬 덜했을 것이다. 그의 깐죽거리는 어투는 어렸을 때부터 이미 여러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 것으로, 한숨에 고치기는 불가능하고, 결국은 행동을 조심함으로서 완화시킬 수 밖에 없다. 유시민은 그런 식의 행보를 밟아왔지만, 아직도 멀었다.

반대로 오세훈의 부르러운 이미지는 그의 지적인 능력이나 화술 그리고 목소리가 아니라 잘생긴 외모에서 왔다. 이게 현실이다.

4.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는 김두관과 이광재다. 그들을 빼면 이번 선거의 의미를 이야기할 필요성이 사라진다. 한쪽은 비록 민주당의 간판은 뗏지만 한나라당의 진영을 헷집었고, 다른 한쪽은 민주당의 간판을 달고 북풍의 한 복판에서 강원도에서 승리했다.

5.
강남주민들의 오세훈에 대한 몰표는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에 충실한 결과일 것이다. 그에 비해서, 강북에서 쏟아진 오세훈에 대한 지지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소비한 결과다. 모든 비합리적 소비는 대가(cost)를 필요로 한다. 사치란 이야기다.

6.
함안군 선거

Tuesday, June 01, 2010

합리적 의문과 바보 민주당

국제정치학자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재직중인 서재정과, 물리학자로 버지니아대에 재직 중인 이승헌이 "1번’에 대한 과학적 의혹을 제기한다"란 글을 썼다.

"1번”은 페인트가 아니라 매직펜 같은 것으로 쓰여 있고, 그 잉크의 성분은 분석이 완료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잉크는 크실렌, 톨루엔, 알코올로 이뤄져있다. 각 성분의 비등점은 섭씨 138.5도(크실렌), 110.6도(톨루엔), 78.4도(알코올)이다. 따라서 후부 추진체에 300도의 열만 가해졌더라도 잉크는 완전히 타 없어졌을 것이다. 비등점이 이보다 높은 유성잉크나 페인트를 사용했더라도 어뢰 외부의 페인트가 타버릴 정도였다면 내부의 유성잉크나 페인트도 함께 탔을 것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외부 페인트가 탔다면 “1번”도 타야 했고, “1번”이 남아 있다면 외부 페인트도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과학이다. 그러나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외부 페인트는 타버렸고, 저온에도 타는 내부 잉크는 남아 있다."

이러 저러한 합리적 의문에 대해서 민주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의문을 선거 후에 풀려는 것 같다. 북풍을 맞을까 무서워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곧 월드컵이다. 그리스전에서 이기기라도 하면, 천안함 이슈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러면, 잃어버린 진실은 어디서 찾나. 민주당은 안보의 핵심, 국방의 핵심은 권력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언제나 진실에 열려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명쾌한 태도를 취해야 했다. 야당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국민들이 축구도 맘대로 응원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내 깡패같은 애인

나: 너한테 오늘 약속 까이고
나: 블커 두 분에게 청했다 까이고
나: L박사님한테 까이고
나: OTC, offshore에서 친구와 선배한테 각각 까이고
나: 결국 L**상무님과
나: 내 깡패같은 애인 보기로 했다
K**: 형
K**: 깡패애인이 누군가여
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 너 이거 개그지?
K**: 음
K**: 솔까말
K**: 개그가 아닙니다.
K**: 몰라서 여쭤보는거임
나: 내 애인이잖아
나: 깡패같은
K**: 음?
흔들기!
K**: 형 깡패 애인이 누군데요
나: 얘가 끝까지 이러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