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시장의 예로 영화 '컴파니 맨'(The company man, 2010)을 설명하려다 극중 비중없는 조연으로 나온 케빈 코스트너에게 눈길이 갔다.
그를 처음 본 건 89년도 국제극장에서 'The Untouchables'를 할 때였다. 숀 코넬리라는 배우의 매력이 흐르다가 넘쳐 폭발하던 영화. 그 다음해인 90년도에 명보극장에서 'No way out'도 나름 인기를 끌었다. 둘 다 1987년 작품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좀 늦은 편이다. 88년 작품으로 마이너 리그 야구선수로 출연한 'Bull Durham'을 91년도에 개봉했지만, (나를 포함한) 소수의 매니아들을 제외하곤 별로 인기가 없었다. 한국에서 여성팬들의 인기를 모으게 된 것은 90년도에 찍은 'Revenge'가 개봉되면서였다. 섹시하하면서 쿨한 전직 공군장교로 등장해 청순한 이미지의 매들린 스토우와의 비극적인 사랑(잘 들여다 보면 친구의 부인과의 개념없는 불륜)을 연기하면서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후, 아카데미상을 휩쓴 '늑대와의 춤을'(Dances with woloves)이 개봉되면서 머리 속도 찬 지적인 배우란 이미지마저 얻게 된다. 범작인 'Robin Hood'(1991)를 거쳐, 문제작이었던 올리버 스톤의 JFK(1991)를 지나, 팝의 역사에 남을 'Bodyguard'(1992)를 찍으면서 배우로서는 최고 인기를 누린다. 다음 해엔 1993년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걸작 'Perfectworld'를 찍은 이후로 줄줄이 망하는 영화를 고른다. 그 뒤 20년(!) 동안, 감독을 맡은 'Open Range'(2003)와 주연을 맡은' Mr. Brooks'(2007)가 좋은 평을 받긴 했지만, 이전의 명성에 비하면 대단한 성취라고 보기는 어렵다.
55년 생인 그는 지금 58살. 다른 말로 하면, 30세 중반에 인생의 정점을 맛 본 후, 38살 이후 지금까지 20년 간의 영화경력은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배우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인기가 시들해지고, 이미 돈과 명예를 얻은 이상 더 이상의 에너지를 끌어내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케빈 코스트너처럼 최고의 섹시 스타이자 액션 배우이자 감독까지 겸했던 배우가 마흔도 되기 전에 너무도 빠른 속도로 정점에서 내려온 것은 참 의외다. 한참 인기가 있을 때도 (멜 깁슨에 비하면) 그다지 좋아하던 배우는 아니었지만, 필모그래피를 정리하다 보니, 마치 전성기를 지난 회사가 전략적인 아젠다를 잘못 정하고, 이익 모멘텀을 잃고, 주식시장의 관심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마치 야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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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케빈코스트너 보면 참 안타까와요. 늑대와 춤을 때는 정말 이 배우 대성하겠다는 생각 했었는데요.
ReplyDeleteㅎㅎ "마치 야후!처럼".
ReplyDelete그런면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정 반대편에 있다고 볼수 있겠네요.
ReplyDeleteJerry Ko/
ReplyDelete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영화인으로서 될 수 있는 최고의 지점에 있는 거 아닐까요. 이념과 성향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존중받는.
그래도 JFK에서 변론하던 그 멋진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언터쳐블은 너무 황당할 정도로 졸작이라서 기억에도 남지 않습니다만...
ReplyDelete케빈 코스트너의 야구영화가 참 좋아요.
ReplyDelete마이너리그 야구선수들을 그린 영화 'Bull Durham'은 국내 제목으로는 "19번째 남자"라는 제목으로 나와있습니다. 야구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나름 '숨은 명작'에 해당하는 영화입니다. ^^; 케빈 코스트너 외에 사진에 같이 나오는 수잔 서랜든과 팀 로빈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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