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30, 2012

대화: 공모자들

(영화 '공모자들'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보실 분은 읽지 마세요)
"왜 하필 '공모자들'을 봤냐. 그 늦은 시각에"
"땡기던데요. 영화 잘 만들었어요.
"Who are in it?"
"임창정. 최다니엘."
"중국은 왠만하면 가지 마세요. 졸 무서움"
"내가 맨날 하는 말이잖아. 향후 30년은 중국어 잘해봤자, 중국 파견되서 고생하고 무협영화나 보고 있어야 한다고. 영어를 잘해야지. 영어."
"형이 중국 여행간단 얘길 했던거 같아서. 영화 보면 여행갔다가 변을 당하는데, 상당히 리얼해요. 걍 시골 동네서, 사람 잡아다가 장기 떼어내는게 말이 안되는 얘긴 아닌듯."
"아주 말이 되는 것도 아닌게, 장기는 그렇게 떼어다가 이식하는 게 아냐. 떼어내고 몇 시간 안에 이식해야 하는데, 영화니까 그런거지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한 얘기"
"영화에선 3년 넘게 기획해서 결혼까지 해서 데리고가서 떼어내죠. 앗, 스포일러다 ㅋㅋ"
"실제로 그런 식으로 하면 잡히기가 엄청나게 쉬워지고. 단순 살인이 아니라서 의료법 위반에다 죄질도 나빠짐. 장기라는 게 무슨 소세지처럼 냉동했다가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장기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3년 기획을 감행할 정도로 비싸질 않아요. 그나마 제일 비싼 게 신장인데 암시장 가격이 6천 정도고, 시장 자유화하면 2천 정도. 차라리 철없는 대학생들한테 오픈카 하나 사주고 사는 게 나아."
"rh-면 더 비싸다는데요"
"그건 좀 더 비싸긴 하겠지만, 그래봤자..."
"그런 사람을 작업한거죠"
"그렇게 오랜 기획을 목숨걸고 하느니, 그 정성과 머리면 딴 걸 기획해서 사기치는게 훨씬 쉬울 껄. 그거 기획할 대가리에, 죽이려고 작정할 여자와 3년을 같이 사는 잔혹한 인간성에, 비싼 비행기 값이면 딴 걸로 엄청나게 돈 벌 넘인데. 그냥 사람들에게 근거없는 공포감을 주긴 좋으니까 그런 얘기 만드는 거지 별로 현실성은 없어 보이네."
"아 형, 그냥 좀 봅시다. 글케 얘기하면 책 안팔려요. 그리고 중국은 배타고 갑니다. ㅋㅋ"
"내 책이 다 그런 내용인데..."
"긍까, 그런 말을 하더라도 좀 살살해야죠. 나만 해도 숨이 컥컥 막히는데, 6년간 당해온 사람도 ㅋㅋ"
"그런가. 재미없냐?"
"재미는 있죠. 살살 하시라고.. 거 나름 휴가기분 낸다고 야밤에 차몰고 가서 영화보고 왔더니 골치아픈 분석을 넘 열심히 해주시는 듯"

Wednesday, August 29, 2012

로드리고 코르테스, 레드 라이트

태풍을 뚫고 로드리고 코르테스의 'Red Lights'를 봤다. 심리학자인 시고니 위버와 물리학자인 킬리안 머피는 교수이면서 가짜 무당과 가짜 신비현상의 진상을 파헤치는 일을 한다. 이 영화의 첫 시작은 이 두 사람이 귀신이 나오는 집에 진상을 파악하러 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알고 보니 다시 옛날 동네로 이사가길 원하는 꼬마 여자아이들의 소행이 가짜 심령술사의 등장과 맞물려 벌어진 해프닝. 그다지 매력적인 에피소드는 아니다. 영화는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하는 사이먼 실버라는 눈먼 초능력자가 30년만에 등장하면서 제대로 된 긴장감을 갖추기 시작하지만, 코르테스가 헐렁한 이야기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우연적 사건과 음향을 과용하다 보니 오히려 설득력을 잃고 표류한다. 다만, 시고니 위버와 관련된 마지막 에피소드는 굉장히 강렬하다. 이 영화는 이 에피소드를 보여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시고니 위버는 로버트 드 니로의 대변인이란 여자와 다른 몇 명의 심령술사와 TV 토론회에 참석한다. 심령술사들의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던 그녀에게 로버트 드 니로의 대리인인 졸리 리차드슨(용문신을 한 소녀의 아니타 뱅거)이 묻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믿나요"
"나는 현상을 이해하려고 할 뿐 아무 것도 믿지 않아요"
"무엇이 그렇게 당신에게 그런 큰 상처를 줬나요?"

한때 기독교인이었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믿음을 잃었음을 암시하며 시고니 위버는 토론회장을 박차고 나가버린다. 그녀에게는 4살때 넘어져 의식을 잃은 후, 20년간 식물인간의 상태로 살아오고 있는 아들이 있다. 킬리안 머피는 로버트 드 니로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고니 위버는 그가 위험한 사람이기 때문에 멀리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내가 그와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불꽃튀게 싸웠지. 둘 다 젊었거든. 한창 논쟁하고 있는데 그가 내쪽을 바라봤어. 내 옆을 응시하더니 이렇게 말하더군. 어린 아이가 당신 옆에 서 있군요. 이제 그만 자기를 놓아달라고 하네요. 이제는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그 말에 화가 났지만, 그 말에 무너지고 말았어. 나 역시 그 말이 너무 믿고 싶었거든. 그는 사람의 약점을 잡고 흔들어. 너무나 위험한 사람이야. 가까이 하지 말고 떨어져"

"나는 현상을 이해하려고 할 뿐 아무 것도 믿지 않아요"라는 시고니 위버의 말을 2천년 전 공자도 그대로 한 적이 있다.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할 줄 알면 가히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시고니 위버는 냉철한 삶 속에서의 깨달음을 포기하고, 현세의 위로나 사후의 위안을 선택하고 싶은 인간적인 유혹에 흔들린다. 하지만, 그런 끌림에 굴복하는 대신, 그녀는 초자연적인 세계를 부정하고 비과학적 설명을 혁파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쓸쓸히 죽는다. "진실을 아는 것은 마치 뼈를 물고 있는 개가 뼈를 빼앗기는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런데, 궁금하다. 과연 개에게 꼭 뼈를 빼앗아야 하는 것일까. 뼈를 원하는 개가 나쁜 것일까, 아니면 개에게 뼈를 주는 대신 개의 살과 가죽을 원하는 인간이 나쁜 것일까.

Monday, August 20, 2012

문재인을 위한 전략2

'문재인을 위한 전략'을 위한 전략은 그야말로 문재인의 입장에서의 전략이다. 박근혜나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국가나 사회를 위해서 좋은 일인지 판단하는 것은 글의 논점과 거리가 멀다. 그 글은 문재인이 안철수와 단일화할 것이 아니라, 무조건 대선에 나가야 하며 안철수의 지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다는 편파적인 결론을 담고 있다. 안철수와 안철수의 지지자로서는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문재인의 제갈공명이라면 나는 어떤 경우에도 안철수와 단일화하지 않는다. 어떤 게임의 룰로 겨루던 단일화를 하면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철수는 문자 그대로 아무 것도 아니다. 문재인이 단일화해주지 않는 안철수는 장전되지 않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고 배터리 없는 최첨단 애플 6세대 폰의 신세다. 그런 안철수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문재인이라면 제갈공명은 어서 짐을 싸서 떠나는 것이 옳다. 권력의지를 떠나 가장 기초적인 전략적 사고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설령 안철수로 단일화되어 박근혜를 상대하는 것이 진보진영이 당선 가능성을 높이더라도 그런 건 안철수가 걱정할 일이지 '문재인을 위한 전략'과는 아무 상관없다.

그렇다면, '박근혜를 위한 전략'이나 '안철수를 위한 전략'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들을 위한 전략을 흥미로 제공할 생각은 없다. 아마 그분들도 내 전략을 돈주고 살 생각이 없을테니 우리 사이엔 아무 문제도 없겠지.

Sunday, August 19, 2012

왜 이 일을 하는가- 청춘의 문장들

"나는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여러 모로 문제가 많은 인간이다.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하고 싫은 마음을 얼굴에 표시내는 종류의 인간이다. 하지만 글을 쓸 때, 나는 한없이 견딜 수 있다. 매년 더이상 할 수 없다고 두 손을 들을 때까지 글을 쓰고 난 뒤에도 한 번 더 고쳐본다.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그때 내 존재는 가장 빛이 나기 때문이다."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그게 어떤 일이든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는 아빠를 부끄러워 하는 아이들은 없다. 부모는 내가 이런 일을 하니까 아이들이 나를 부끄러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부모 자신이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사회적 평판도 낮고, 재미도 없고, 보상도 적은 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찾되 그게 자식이든 무엇이든 다른 것을 핑계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 아이들이 먼저 알아차린다.

문재인을 위한 전략

현병철이 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연임되었다. 이로서 박근혜의 당선 가능성은 25%정도 낮아졌다. 근거는 없지만 내 생각으론 그렇다. 왠만하면 당선될 것이란 박근혜를 바라보는 시선과는 달리, 박근혜의 당선은 그리 안전하지 못하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이명박 때문이다. 대선의 성격의 오할은 이전 정권에 대한 심판이 규정하기 때문이다. 실패한 정권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하기란 매우 어렵다. 박근혜는 이명박과 자신간의 연결고리를 자르기 위해 많은 전략을 써왔지만 대중과 시장이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경제민주화'로 요약되는 중심축을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옮기는 전략은 훌륭하지만, 현병철 사태에서 나타나는 긴장감은 정치전략의 중심축 조차도 빨리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옮겨가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병철 연임은 박근혜가 어떤 이유(자신감 아니면 무지 때문이겠지만)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정치전략의 중도화에 실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병철은 박근혜에게는 대선 실패란 현상의 '블랙 스완'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결과는 문재인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김두관과 손학규가 민주당 안팎으로 갖고 있는 외연은 넓지 못하다. 사실상 한번도 전국적인 관심사를 받은 적이 없는 김두관은 대중과 친밀하지 못하고, 당대표까지 지낸 손학규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에게 여전히 정체성을 의심받는다. 문재인 역시 낯설지만 그는 노무현의 그림자 안에 있다. 대선 후보까지 갈 수 있는 장점이자 안철수를 넘고 박근혜를 이기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한계다.

안철수가 민주당의 후보가 되면 당선 가능성이 높지만 그럴 가능성은 오로지 민주당 대선후보의 양보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문재인이 대선후보가 된다면 문재인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안철수에게 양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안철수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다. 박근혜의 당선을 막는 것이 모든 존재의 목표란 식이면 전자가 필요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내릴 필요가 있다. 안철수가 박근혜보다 정치적으로 더 나은 인간이라는 증거는 많지 않다. 안철수가 가진 장점들(예컨대 경영자로서의 성공)은 많은 부분 이명박도 가지고 있던 것이고, 안철수의 장점의 어떤 부분(상식적인 인간)은 손학규가 더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양보하는 것은 박근혜라는 '적'을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선택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누군가가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정치적 퇴행이다. 물론 그런 퇴행은 야당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민주당의 잘못 때문에 생긴 것이다. 잘못은 정면으로 돌파해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안철수가 갖고 있는 한계들은 문재인이 안철수와 연대하지 않을 때 명확히 드러난다. 안철수로서는 자신의 높은 지지율을 레버리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안철수는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고 대선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민주당이 연대를 제안하지 않을 때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 무소속으로의 출마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당선가능성은 없다. 낙선이 분명할 뿐 아니라 그 경우 정치적 생명은 끝이고 재기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 당연히 최악의 방법이라는 것을 본인도 잘 알기 때문에 절대 꺼내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그건 민주당과의 암묵적 동의가 있기 때문일 것인데, 민주당이 바보가 아니라면 그런 동의를 해 줄리 없다.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양보하지 않을 때, 그리고 지지도면에서 떨어질 때 안철수에게 대선후보를 양보하라는 압력을 지지자들로부터 받게 될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문재인이 양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문재인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그런 식의 양보는 '정상적'이진 않기 때문이다. 제 1야당이 지지율을 이유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지리멸렬함이 안철수와 같은 인사를 박근혜의 대안으로 만든 민주당의 가장 큰 잘못이다.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자신의 후보를 냈어야 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대선에서조차 당내 경선으로 선출된 대선후보가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외부 후보에게 대선 후보자리를 양보한다? 그럴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지 않는다고 해서 문재인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기엔 안철수는 검증을 받지 못했고,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안철수 자신이다. 비난할 명분이 약하다.

대선 후보가 된 문재인은 안철수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갖고 있다. 그는 양보를 할 수도 있고, 양보를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할 수도 있고, 양보를 안 한다는 신호를 보낼 수 도 있고, 지지를 얻어낼 수도 있다. 물론 문재인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안철수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다. 대권을 원하는 안철수로서는 원치 않는 옵션이겠지만, 문재인으로 안철수로 하여금 그 옵션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안철수가 가진 패는 그리 많지 않고, '안철수의 생각'으로 그 패를 드러낸 이상 문재인은 사실상 모든 걸 쥐게 되었다. 안철수가 견지해온 일관된 입장을 볼 때 자신이 대선 후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 결국 최선 보다 차선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입장에서는 지지율을 근거로 문재인에게 선의(혹은 무지)를 기대하는 수 말고 다른 방법은 사실상 없다. 문재인 입장에서 써야 하는 전략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우선, 대선후보가 되기 전까지는 안철수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대선 후보나 단일화 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절대 피한다. 일단 대선후보가 되면 호감은 표시하되 대선 후보는 자신이라는 것을 명료하게 밝힌다. 무엇보다도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철수는 무소속 출마는 비현실적이고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이번 선거에 나서지 않는 것과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 사이에서 어느 것이 나은지 저울질 할 것이다. 물론 안철수의 입장에서는 후자가 전자보다 낫고 그 이유는 이번 선거에서 일정한 역할(그게 대선 후보든 킹 메이커든)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정치적 가치가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안철수를 모양새 좋게 지지의 마당으로 끌어낼 것인가?

안철수에게 직위나 자리에 대한 제안을 하는 것은 어렵다. 현실적으로 그런 자리가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안철수 본인도 '정략적 인간'으로 비치는 것을 꺼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철수와 대중이 모든 만족시키는 것은 '안철수의 생각'을 받아주는 것이다. 대권을 갖고 싶은 것이 생각과 이상의 실현 때문이라(고 대중이 믿게 만든 사람이라)면 그 생각과 이상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안철수의 정치적 역량이 쌓이고 나타나도록 도와주겠다는 약속이 안철수에게 어떤 자리를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며, 무엇보다 안철수로 하여금 연대와 지지를 거부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다. 안철수가 만약 진정성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면,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자리가 아니라 생각을 실현해주겠다는 약속은 기본적으로 근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안철수가 진정성은 없지만 정략적인 사람일 뿐이라고 해도 역시 그 제안은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더 나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철수의 문재인 지지는 박근혜를 무너뜨릴 놀라운 힘을 발휘할까? 그것은 순전히 그 연대와 지지의 방식에 달렸다. 그 방식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당연히 기저에 깔려있는 내일에 대한 기대와 이명박에 대한 실망과 박근혜에 대한 두려움을 끌어낼 것이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정치공학적 모의쯤으로 격하될 것이다. 문재인의 진짜 역량을 확인할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Tuesday, August 14, 2012

마켓 업데이트

퀀트 트레이더인 L 형이 소개시켜준 스캇 패터슨이 쓴 '퀀트'를 읽고 있는데, 무협지처럼 재밌을 것이란 L형이 말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아마도 L형은 무협지를 제대로 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재밌는 것은 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음성인식 기술자들을 뽑아서 퀀트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내가 지난 수 년간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는 알고리듬과 유사성이 있는 것 같아서, 재밌게 읽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알고리듬은 아이디어는 좋지만 시스템으로 개발하려면 이산수학에 정통한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브라우니안 모션과 알고리듬의 최고 전문가 중에 한 명이 나의 베스트 프렌드라는 것.  혹시 이 시스템으로 나와 그의 인생이 바뀔지도 모른다, 는 망상을 하면서 택시 안에서 혼자 웃는다.

스캇 페터슨의 '퀀트'를 읽으려고 책장에서 책을 뽑다가, 한 켠에 서 있는 바톤 빅스의 검은 표지의 책에 눈이 간다.  그 당시의 시급한 주제와는 좀 먼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 1/3 정도 읽다가 멈췄던 책이다.  마음 한 구석이 잠시 스산해진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투자가.

골드만 삭스의 짐 오닐은 많은 좋은 분석가들이 투자은행을 떠나고 있는 마당에 읽어볼만한 글을 쓰는 몇 안 되는 이코노미스트.  하지만, 그도 이제는 은행 소속이 아니라 골드만 자산운용 소속이다.  그는 시장에 몇 안 되는 낙관론자다.  그는 항상 유럽이슈에 중국이슈에 시장이 흔들거릴 때 마다 중심을 잡아왔다.  올 2분기에 유럽이슈에 거의 모든 국내 증권사들이 연말 증시에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내 기억으로는 딱 회사, 동부증권만 연말 증시에 대해서 낙관했던 것 같다.  매사 그런 식이다.  위기의 순간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별로 없다.  그런 사람은 돈 버느라 너무 바빠서 우리 같은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

짐 오닐처럼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관찰해 보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7년 세계의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미국의 주택시장의 버블과 붕괴고, 또 다른 하나는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이었다.  둘은 엄격하게 말하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문제였다.  2006년 미국의 저축률은 마이너스 상태였고, 저축을 극단적으로 줄여서 소비와 부동산 투자에 쏟아 부은 상태였다.  결국 부동산 버블이 해소되는 건, 미국의 소비감소/저축증가로 피할 수 없는 귀결이었지만 문제는 그게 언제일까였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고, 연준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쓰고 5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을까.  2007년 중국의 GDP는 3.4조 달러였다.  올해 중국의 GDP는 7.9조 달러 정도 된다.  2배가 넘게 증가했다.  미국의 25%정도였던 것이 이제는 50%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의 무역 수지 흑자는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어제 사람들은 이것이 중국경제의 둔화 사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GDP의 6-7%였던 것이 지금은 3.5%수준으로 줄었다.  재정적자는 3.8% 정도다.  즉, 중국의 GDP 증가에 비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크게 줄었다.  그리고, 상당부분은 미국으로 왔다.  세상의 불균형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방향으로 그렇게 가고 있다.

이것은 큰 그림이고, 작은 그림으로 보자면, 7월 말 ECB의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유럽은 점차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ESM의 위헌여부에 대한 독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서 유럽 이슈가 국지적 이슈로 자리잡을 것인지 아니면 글로벌 좀비로 부활할 것인지 결정될 것이다.  물론, 독일 헌법재판소가 바보 같은 판결을 내릴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결국 유럽 이슈가 드라가 총재의 발언 이전의 혼란상황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   재밌는 것은 9월 12일부터 13일 사이에 현란한 사건들이 몰려 있다는 것.  마쿠스 커버라는 독일 경제학 교수가 ESM이 위헌이라는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해서 결정이 더 늦어질 것이란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9월 12일은 독일헌법재판소가 ESM의 위헌 결정여부를 내리는 날이고, 12-13일은 연준이 FOMC 미팅을 하는 날이며, 13일은 한국은행이 금통위에서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날이기도 하다.

지금 미국 지표는 2-3년 동안 제조업이 경기를 선도하는 과정을 지나서 주택시장이 경기를 견인하는 과정으로 가는 전환점에 있다.  제조업 경기는 유럽이나 중국경제의 부진 때문에라도 당분간 좋기는 어렵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꾸준하게 고용시장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감 고용사정이 나쁜 이유는 워낙 고용사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10%의 실업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8% 초반대의 실업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높은 실업률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는 실업률에 주목하고, 특히  여전히 유동성을 공급할 방법을 찾고 있는 통화정책에 주목한다.  개선되는 실업률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있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약한 걸 난 역사적으로 본 적이 없다. 이 과정에서 왜곡되고 있는 채권시장은 어쨌든 연준이 2014년 말까지 금리 동결을 공언한 이상 단기금리의 움직임은 제한될 것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미국의 플랫한 미국의 일드커브는 금리인하로는 해소될 수 없고(이미 더 낮을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장기 금리가 올라가면서 해소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장기 금리가 올라갈까?  물론,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주식이 랠리할 때다.  아직은 시간이 남았지만, 터무니없이 많이 남지는 않은 듯 하다.

트루 로맨스- 최동훈, 도둑들

GQ에서 인터뷰를 읽고 나서 호감을 가졌던 최동훈의 '도둑들'을 보았다.  매끈하게 빠진 영화고 예상대로 흥행에 성공하는 중이지만, 임달화와 김해숙의 로맨스가 없었더라면 몇 년 후가 되면 전혀 기억에 남지 않을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영화 '테킬라 선라이즈'에서 멜 깁슨이 마약상인 라울 훌리아(얼마만에 입에 올려보는 이름인가.  그립다)와 다시 엮이게 되는 것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식당 주인 미셀 파이퍼 때문이다.  미쉘 파이퍼의 변호사가 마약 비지니스에 연루되고, 멜 깁슨은 그 변호사를 도와준다.  도대체 왜 그랬냐고 묻는 미쉘 파이퍼에게 멜 깁슨이 말한다. 

"당신 때문이에요"

내 변호사에게라도 잘해서 나에게 호감을 사고 싶었다는 바보 같은 소리에 미쉘 파이퍼는 멜 깁슨에게 빠져든다.  라울 훌리아를 잡으려는 경찰과 미쉘 파이퍼가 절친인 멜 깁슨을 꼬셔 경찰에 팔아 넘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라울 훌리아 사이에서 멜 깁슨은 미쉘 파이퍼를 구하기 위해 바쁘다.  극적 긴장김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대신 주연과 조연들의 연기가 눈 부신 이 영화는 90년 대 초 나를 매혹했던 영화중 하나였다.

'도둑들'에서 임달화와 김해숙은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급조된 가짜 부부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애정이 싹트고 10년 간 남자와 자본 적이 없다는 김해숙는 임달화의 남자다움에 빠져든다.  총탄이 날아드는 상황에서 김해숙을 안고 경찰을 피해 탈출에 성공한 임달화.  김해숙은 처음 해보는 경험이 무섭지만 한편으로 황홀하다.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자신을 지켜주는 경험을 흔하게 해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당신 정말 멋졌어요"라고 말하는 김해숙.  하지만, 임달화는 총알에 이미 내장에 상해 피가 넘친다.  "미안하오"  그러자 망연자실한 김해숙 옆으로 트럭이 달려와 차의 옆을 박아버린다.  유리창이 산산이 부서져 파편이 되어 날아가고 머리가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기 직전 김해숙이 회한의 한 마디를 토한다.

"내가 꿈을 잘못 샀어요"

또 하나의 트루 로맨스.

인간이 말이란 별로 믿을 게 못된다. 말이란 얼마나 간단하고 명료하면서 저렴한가.  내가 부자가 되면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든지, 나는 돈따위에는 사실 별 관심이 없다든지, 나는 섹시한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다든지, 나는 지금하는 일보다는 훨씬 고상한 일을 하고 싶다든지, 나는 당신만을 사랑한다는지, 하는 말을 하는 것은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고, 아무런 노력도 필요없다. 인간은 얼마나 그런 터무니 없는 말에 쉽게 넘어가는 어리석은 존재인가? 그런 말에 속지않는 여인 장만옥.  그녀는 고수(高手)이다.  그녀가 '영웅'에서 양조위에게 묻는다.

"당신의 관심은 오로지 "천하(天下)"뿐이군요?"

양조위는 그녀의 칼을 피하지 않고 받는데, 그가 죽음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은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이다. 사랑을 입증하라는 연인에게 목숨을 걸고 사랑의 사이즈를 보여주는 극한의 로맨스.  장만옥은 그가 천하보다도 자신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의 시신을 붙잡고 부둥켜 울지만, 그녀는 실은 얼마나 행복했을 것인가?  행복의 극한에서 그녀는 자살한다.  트루 로맨스의 끝.

Friday, August 03, 2012

나의 런던 올림픽 관람기

그 어느 때보다 무덤덤하게 올림픽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올림픽은 올림픽이다.  이토록 많은 선수들이 4년 동안 땀흘려 갈고 닦은 실력으로 짧은 기간 동안 피튀기는 승부를 거루는 이벤트를 놓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잠든 9시 이후에는 TV를 보기 어려운 나로서는 아침 뉴스 때에나 17인치 TV로 올림픽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금메달을 따서 수상대에 오르는 장면은 언제봐도 가슴이 먹먹하다. 금메달과 관련된 세상의 드라마에는 몇 가지 패턴이 있다. 첫째는 진종오나 기보배처럼 많은 사람이 예상했고, 본인도 기대한 경우.  워낙 월등한 실력이 있는 경우지만, 그래도 역시 그 과정을 보는 데는 꽤 감동이 있다.  가슴을 조이는 일은 적고, 박진감이 넘치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 상당히 즐겁다.  둘째는 왕기춘처럼 월등한 실력으로 금메달 후보로 영순위로 꼽혔던 선수지만, 여러가지 불운이 겹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경우다. 왕기춘은 이원희를 윗 체급으로 밀어내버렸고, 밀려난 이원희 때문에 김재범이 밀려났고, 다시 밀려난 김재범 때문에 송대남이 밀려났다고 하는데, 정작 왕기춘 본인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물론이고 동메달도 따지 못했다.  압도적인 실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구나, 하는 탄식을 자아낸다. 세째는 박태환처럼 대중의 인기와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경우다.  수영이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워낙 특별하다 보니, 박태환 개인의 인기(잘 생겼다!)와 맞물려 굉장한 기대를 자아낸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실격할 뻔 하다가 결국 은메달을 땄는데,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심하게 위축되서 거의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보다 박태환은 대단한 실력자구나, 라는 걸 이번에 느꼈다.  네째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만화처럼 등장해 금메달을 따내는 것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보다는 오히려 펜싱의 오심 논란이 더 관심을 받고 있는 희귀한 상황을 보게 되는데, 그만큼 그 판정은 이상했다.  심판은 시계에 따랐을 뿐이고, 문제는 심판이 아니라 시계이니까 판정은 정당하다는 게 조직위의 입장이다.  그런 식이라면, 시계만 조작할 수 있다면, 그래서 내가 이길 때까지 경기를 해서 결국 이기기만 한다면 절대 판정을 바꿀 수 없다. 제대로 된 심판이라면, 시간이 비정성적으로 오래 지나도 시간이 변하히 않고 있다면, 경기를 중단시키고, 시계에 무슨 일이 있는지 점검한 후, 판단할 수 없다면 비디오 판독이라도 했을 것이다.  

이전 대회에서는 논란이 될만한 사건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배드민턴의 승부조작 사건이다.  처음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승부조작'이라는 표현 때문에 도박에 베팅을 한 후 일부러 경기를 진 것인가 했더니, 더 나은 대진을 위해서 고의로 승부를 져주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게다가 한쪽(중국)이 지려고 하자, 다른 한쪽(한국)도 져주려고 해서 양쪽을 모두 탈락시켰다.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는 혐의인데, 생각해보면 웃기는 논리다.  제대로 된 운영자라면, 일부러 져야만 유리해지는 그런 식의 대진을 짜서는 안 된다.  잘못된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각자의 전략과 선택을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고 할 수 있을까?  질수록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면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사람들은 당연히 지려고 하지 않을까?  더 유리한 적수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이겨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져야만 한다면, 그렇게 매카니즘을 짠 운영진을 비난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옳다.  불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진정한 스포츠 맨으로 칭송하는 것은 피상적인 통념으로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이러한 사태의 책임을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지우는 것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하긴, 시계가 잘못되었지, 심판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사람들이니 이런 식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놀랍지는 않다.

그렇지만 중국팀의 그런 전략에 대해 배드민턴 감독인 김문수과 우리 선수들의 대응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설령 중국이 그런 식의 경기를 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대응은 전혀 철학적이지도 전략적이지도 않았다. 2008년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적인 경기는 4강전에서 일본을 꺾은 한국의 경기였다.  결승에서 편한 상대를 만나기 위해서 고의로 미국과의 경기에서 패한 일본을 꺾었다는 점에 삶의 진실이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해연의 말처럼, 일부러 승부에서 져주는 정신상태를 갖고 있다가, 하루만에, 강적에게 승리할 수 있는 정신력을 복원할 수 있을까?  그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경기로 일부러 져준 일본팀을 응징했고, 그렇기 때문에 더 감격스러웠다. 나라면 일부러 지려드는 중국팀은 한 점도 주지 않는 퍼펙트 게임(이런 말이 배드민턴에 있는지 모르겠지만)으로 응징했을 것이다.  사필귀정은 맞지 않을 때도 많지만, 선수를 가르쳐야 하는 감독으로서는 그 이상의 전략은 없지 않을까.